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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서귀포 휴애리 동백축제, 감귤 향 따라 걷는 알록달록 겨울 산책

by soso story 2025. 12. 16.

1. 시작하며

겨울 제주를 좋아하게 된 건, 눈보다 꽃 때문이었다. 찬바람 부는 계절에도 화려하게 피어나는 동백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 어느 해 겨울, 서귀포 남원에 있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찾았다. 그때 본 붉은 동백나무들이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 있다.

올해도 다시 열리고 있다. ‘휴애리 동백축제’. 매년 11월 중순부터 다음 해 1월 말까지 이어지는 이 축제는 제주 겨울을 대표하는 꽃 행사다. 분홍빛 동백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코끝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2. 막상 가보니 동백만 있는 곳은 아니었다

대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붉은 동백나무길이다. 햇살이 비치는 방향에 따라 꽃잎의 색이 다르게 보이는데, 바람이 불면 꽃이 통째로 툭 떨어진다. 그 모습이 묘하게 쓸쓸하면서도 예뻤다. 사진으로 보면 강렬한 붉은색인데, 실제로는 조금 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다.

그런데 휴애리의 매력은 동백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중간중간 노란 유채꽃이 섞여 있고, 실내에는 수국정원도 있다. 겨울인데도 이렇게 색이 다채로울 수 있나 싶었다.

 

3. 감귤 향이 퍼지는 체험장

꽃길을 다 따라 걷고 나면, 감귤 체험장이 있다. 직접 나무에서 감귤을 따서 먹어볼 수 있는데, 입안에 퍼지는 달콤함이 제주의 겨울을 상징하는 맛 같다. 체험 비용은 8,000원인데, 막상 해보면 아깝지 않다. 귤 하나 따서 껍질을 벗기면 손끝이 향긋해지고, 아이들은 그게 재미있어 몇 번이고 나무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동물 먹이 주기 체험도 있다. 염소, 토끼, 당나귀가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 먹이 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느슨해진다.

 

4. 위치와 운영 시간, 그리고 할인 팁

휴애리는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동로 256에 있다. 서귀포 시내에서는 차로 20분 남짓 걸리고, 주차 공간도 넉넉하다. 네비게이션에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을 입력하면 바로 찾을 수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오후 5시쯤엔 햇살이 낮게 떨어져 사진이 가장 예쁘게 나온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3,000원, 감귤 체험은 8,000원 정도다. 지금은 네이버 예약 시 30% 할인 이벤트가 진행 중이라 미리 예약하면 더 저렴하다. 수능 수험표가 있으면 무료 입장도 가능하다니, 여행 시기 맞는 분이라면 참고할 만하다.

 

5. 사람마다 다른 꽃 구경의 속도

나는 천천히 걷는 편이라 한 바퀴 도는 데 거의 두 시간이 걸렸다. 동백길을 따라 걷다가 유채꽃밭에서 멈추고, 수국정원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감귤밭으로 향했다.

사진 찍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굳이 포즈를 잡지 않아도 풍경이 다 그림 같았다. 특히 햇빛이 비칠 때 동백잎 사이로 반짝이는 물방울들이 인상적이었다. 직접 보면, 카메라보다 눈으로 담는 게 더 예쁘다.

 

6. 아쉬운 점도 하나 있었다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엔 괜찮지만, 주말엔 사람이 많다. 특히 12월 중순 이후엔 관광객이 몰리니, 조용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오전 일찍 방문하는 게 낫다. 그리고 바람이 꽤 세게 불 때가 있으니, 외투는 필수다.

그 외에는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휴식 공간도 많아서 어르신들과 함께 가기에도 무리가 없다. 커피나 간단한 디저트를 파는 카페도 있어 중간에 쉬어가기 좋았다.

 

7. 결국엔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색들’

봄의 벚꽃처럼, 겨울엔 동백이 있다. 제주에 눈이 내리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가 바로 그거다. 붉은 꽃잎과 노란 유채, 푸른 하늘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을 걷다 보면, 어느새 겨울이라는 계절이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진다.

다시 제주를 간다면, 또다시 이 시기에 맞춰가고 싶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겨울 제주를 좋아하게 된 건, 동백 때문이었다.

 

8. 마치며

겨울 제주는 단순히 추운 섬이 아니다. 바람 속에서도 피어나는 색이 있고, 걷다 보면 마음이 느려지는 풍경이 있다. 휴애리 동백축제는 그 계절의 중심에 있다. 동백길을 걸으며 향기와 햇살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 그리고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어울리는 조용한 겨울의 풍경이었다.

 

 

 

#제주동백축제 #휴애리자연생활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