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며
삼척은 늘 바다로 기억된다. 그중에서도 맹방해변은 사계절 모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곳이다. 여름엔 해수욕장으로 붐비지만, 겨울이 되면 바람과 파도, 그리고 고요함만 남는다. 그 곁에 덕봉산이 있다. 바다를 끼고 이어진 능선길 하나로, 해안선의 곡선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마음이 비워지는 느낌이 든다.
겨울의 맹방해변은 낯설 만큼 조용했다. 백사장은 사람 대신 갈매기 발자국으로 가득했고, 바람은 차지만 공기는 맑았다. 덕봉산 입구는 해변 바로 옆에 있어, 신발에 모래가 조금 묻은 채로 등산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산은 높지 않지만, 오르는 내내 바다가 따라온다.
2.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바다는 늘 다르게 빛난다
덕봉산의 등산로는 짧지만 변화가 많다. 초입에는 소나무 숲이 이어지고, 중간쯤부터는 해안 절벽 쪽으로 열리며 시야가 훤히 트인다. 해가 구름 사이로 비칠 때마다 바다는 은빛으로, 산 아래 마을은 고요한 회색빛으로 변한다.
산책하듯 걷기 좋은 길이지만, 몇몇 구간은 바위가 드러나 있어 미끄럽다. 겨울철엔 특히 이 부분이 조심스럽다. 하지만 잠시 멈춰 서면 바다를 향해 열린 풍경이 그 모든 걸 덮는다. 아래로는 맹방해변이 길게 펼쳐져 있고, 멀리에는 삼척항 방파제와 어선들이 작게 보인다.
3. 덕봉산 정상에서 만난 풍경은 바다와 산의 경계였다
정상에 오르면 평평한 나무 데크가 하나 나온다. 이곳이 덕봉산 전망대다.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은 거의 없었고, 나는 그 고요 속에서 바다를 오래 바라봤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머릿속이 맑아졌다. 사진으로 보면 단순한 풍경 같지만, 실제로 서 있으면 소리와 냄새, 온기가 함께 느껴진다.
바다를 향해 열린 이 산길은 사실 해안 트레킹 코스로도 유명하다. 덕봉산을 내려가면 바로 해안 절벽길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보는 파도는 꽤 다르다. 가까운 거리에서 부딪히는 파도의 힘, 그리고 소나무 뿌리가 절벽을 붙잡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4. 다시 내려오며 마주한 맹방해변의 겨울
산에서 내려와 모래사장을 걷는데, 발밑이 부드럽게 꺼지는 느낌이 묘했다. 멀리서는 파도가 낮게 일렁이고 있었다. 여름에 이곳을 찾았을 땐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겨울의 맹방은 달랐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물빛은 푸르고, 어쩐지 마음이 가라앉는다.
근처엔 작은 카페와 민박집이 몇 곳 있다. 숙박을 한다면 바다가 바로 앞에 보여 좋을 듯하다. 맹방해변 근처 숙소 가격은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겨울엔 1박 약 7만~12만원대 정도로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예약할 때는 아고다(Agoda)나 부킹닷컴(Booking.com)에서 가격 비교를 한 번쯤 해보는 게 좋다. 위치가 워낙 바다 옆이라 창문 하나 차이로 풍경이 달라진다.
5. 덕봉산 트레킹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겨울 산행치고는 부담이 없지만, 방풍 재킷은 꼭 챙기는 게 좋다. 바람이 세차고, 특히 전망대는 막힘이 없어 체감온도가 낮다. 등산화 대신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젖은 낙엽 구간이 많아 미끄러질 수 있다.
정리하자면, 덕봉산은 ‘짧지만 깊은 풍경이 있는 산’이다.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1시간 안에 다녀올 수 있고, 그 안에서 계절의 변화와 바다의 흐름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6. 마치며
겨울의 삼척은 조용했고, 덕봉산은 생각보다 따뜻했다. 바다 옆 산이라는 이색적인 조합이 주는 감정이 묘하게 오래 남았다. 사람 많은 명소보다, 이렇게 숨 쉴 틈이 있는 공간이 더 기억에 남는다.
돌아보면 이 하루는 단순히 ‘등산’이 아니라, 겨울 바다를 천천히 이해해가는 과정이었다. 결국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바람이 세찬 계절일수록, 바다 곁의 산길이 더 깊게 마음에 남는다.
- #삼척덕봉산
- #맹방해변겨울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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