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더욱 걷기 좋은 섬길, 청산도에서 만난 유채꽃과 청보리의 조화

시작하며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4월, 꽃을 따라 걷는 섬길이 생각날 때면 청산도가 먼저 떠오른다. 전남 완도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는 이 섬은 매년 봄이면 노란 유채꽃과 초록빛 청보리로 물들며, 느리게 걷는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긴다. 그 중심엔 ‘슬로길’이라 불리는 도보 여행 코스가 있다.

이번 여행에선 슬로길 5코스부터 시작해 명품길, 4코스, 그리고 3코스를 따라 유채꽃 군락지까지 이어지는 봄길을 걸어봤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코스 구성, 교통편, 걷기 팁까지 꼼꼼히 정리했다.

1. 청산도 들어가는 방법과 버스 이용법

청산도는 섬이기 때문에 육지에서 출발하려면 먼저 전라남도 완도항까지 이동해야 한다. 완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타고 약 50분 정도 이동하면 청산도에 도착한다.

청산도에 도착하면 슬로길 시작 지점까지 마을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마을버스는 무료로 운행되지만, 횟수가 많지 않아 미리 도착 시간을 체크하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자 필수 팁

• 완도항에서 청산도까지 배 소요 시간: 약 50분
• 마을버스는 무료, 평일에는 페리 도착 시간에 맞춰 1~2회, 주말은 시간제 운행
• 주말이나 축제 기간엔 줄이 길어 미리 하선 후 바로 줄서는 게 유리

 

2. 트래킹 추천 코스와 거리 정보

청산도 슬로길은 총 5개의 코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코스는 연속적으로 연결돼 있다. 모든 코스를 도는 건 하루 종일이 걸리기 때문에, 주요 구간만 선별해서 걷는 것이 좋다. 이번 여행에서는 많은 이들이 추천하는 핵심 구간인 5코스부터 3코스까지를 중심으로 돌아봤다.

슬로길 주요 루트 구성

구간	동선	거리	특징
5코스	산착장 → 장기미 해변	약 2.5km	논과 해변이 함께 보이는 여유로운 초입
명품길	장기미 해변 → 말탄 바위	약 1.7km	절벽과 오션뷰가 인상적인 해안길
4코스	말탄 바위 → 청보리밭 입구	약 1.7km	양식장 풍경과 조용한 길
3코스	청보리밭 → 서편제 세트장	약 2.1km	유채꽃과 돌담길 중심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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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걷는 구간별 풍경 포인트

장기미 해변: 공룡알 바위와 논풍경

트래킹은 마을버스에서 내려 장기미 해변 방향으로 시작된다. 해변가에는 동그란 바위들이 널려 있어 '공룡알 해변'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바다와 논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청보리가 자라고 있는 논이 펼쳐진다. 아직은 키가 덜 자란 상태지만,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모습만으로도 봄의 기운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명품길: 해안 절경을 따라 걷는 시간

장기미 해변에서 짧은 오르막을 오르면 명품길에 접어든다. 이름 그대로 바다를 따라 난 길이 매우 아름다워 가장 인상 깊은 구간으로 꼽힌다.

절벽 위를 따라 이어지는 트레일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시야를 가로막는 것이 없어 탁 트인 느낌이 강하다. ‘왕망대’로 알려진 전망 포인트에 서면 수평선 너머로 떠 있는 섬 하나가 보일 뿐이다.

슬로길 4코스: 말탄 바위부터 청보리 입구까지

명품길이 끝나면 말탄 바위라는 이름의 포인트가 등장한다. 사람 위에 말이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는 특이한 형상으로 여행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후 4코스는 조용한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며, 중간중간 김이나 전복을 기르는 양식장도 눈에 들어온다. 길은 대부분 평탄하지만 중간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구간도 있으므로 음악이나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도 좋다.

청보리밭과 유채꽃 군락지: 봄의 정수

4코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청보리밭이 서서히 펼쳐진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청보리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사진 찍기에도 좋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 옆으로는 노랗게 피어난 유채꽃 군락지가 이어지며, 서편제 세트장과 맞닿아 있다.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작은 마을 풍경이 이어지고, 꽃길과 어우러진 골목은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4. 계절별 방문 포인트와 여행 팁

청산도는 계절마다 풍경이 달라지지만, 특히 봄의 풍경은 절정을 이룬다. 유채꽃, 청보리, 벚꽃이 각각 피는 시기가 겹치지 않기 때문에 일정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개화 시기 정리

• 유채꽃: 4월 초 ~ 중순
• 청보리: 4월 중순 ~ 말
• 벚꽃: 4월 중순부터 개화 시작

현장 팁 요약

• 마을버스는 한정적이므로 도착 즉시 줄서야 안전하게 탑승 가능
• 도보 중간 매점이나 식당 거의 없음 → 생수와 간식 미리 준비
• 오후 시간엔 유채꽃 군락지가 역광으로 사진이 잘 나옴
• 날씨는 바닷바람이 강하므로 바람막이 필수

 

마치며

청산도 슬로길은 단순히 풍경이 좋은 길이 아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천천히 걷고, 봄의 공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멀리 떠나야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지만, 그만큼 돌아오는 길엔 마음에 여유가 남는다. 전체 코스를 모두 돌지 않아도 좋다. 가장 마음에 드는 구간 하나만 천천히 걷더라도 이 섬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꽃이 만개한 4월, 트래킹하기 좋은 날씨, 바다와 함께 걷는 길. 청산도는 이런 순간들을 모두 품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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