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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일본 슈젠지 온천여행, 전통 료칸 숙박과 온천 마을 산책기

by soso story 2025. 3. 7.

시작하며

일본 시즈오카현에 있는 이즈 지역은 온천 명소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슈젠지 온천은 오랜 역사와 고즈넉한 분위기로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곳이다. 자연과 전통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 온천마을에서, 150년 넘는 세월 동안 운영되어온 유서 깊은 료칸에 머물며 일본 특유의 온천문화와 료칸 문화를 경험해보았다.

일부 건물은 국가문화재로도 지정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까지 더해진 이 료칸은, 일본 전통 건축 양식과 정원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슈젠지 온천과 이 전통 료칸에서의 숙박 경험, 온천마을 산책 코스까지 자세히 소개해보겠다.

 

1. 슈젠지 온천 위치와 이동 방법

슈젠지 온천은 시즈오카현 이즈반도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는 온천 마을이다. 일본 특유의 전통 정취와 자연 속에서 즐기는 온천으로,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사계절 내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비행기 이용 시

  • 하네다공항 출발: 약 2시간 20분 소요
  • 나리타공항 출발: 약 3시간 소요
  • 시즈오카공항 출발: 약 1시간 50분 소요
  • 제주항공 시즈오카 직항편 운항 중으로, 한국에서 이동 시 편리하게 이용 가능

기차와 버스 이용 시

  • 도쿄 및 시즈오카에서 신칸센 탑승 후 미시마역 도착
  • 미시마역에서 이즈하코네철도 환승 후 슈젠지역 도착
  • 슈젠지역에서 온천마을까지 버스로 약 10분 소요

자가용 이용 시

슈젠지 온천의 료칸들은 대부분 전용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머문 료칸 역시 숙소에서 약 80m 떨어진 곳에 1주차장과 2주차장을 마련해두고 있어, 차량을 주차한 뒤 걸어서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짐이 많을 경우, 료칸에 먼저 짐을 맡긴 뒤 주차하는 것도 가능하다.

 

2. 150년 전통 료칸의 역사와 특징

이번 여행에서 머문 숙소는 1872년에 개업해 150여 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슈젠지 온천의 대표적인 료칸이었다. 일본 전통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료칸은 일부 건물이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건축적 가치도 높다.

시간이 흐르며 현대적 편의시설이 일부 더해졌지만, 전통 료칸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자연 친화적인 조경은 여전히 잘 유지되고 있었다. 특히, 가츠라강과 연못을 둘러싸고 자리 잡은 건물 배치 덕분에, 료칸 곳곳에서 자연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건물 구성

  • 하나노토: 가츠라강을 바로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강변 전망 객실동
  • 키리노토: 중정 연못을 바라보는 구조로,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건물
  • 하나노토와 키리노토는 다리를 통해 연결되어 있으며, 이 다리와 연못, 정원이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연출한다.

참고로, 슈젠지 온천 료칸 조합 방침에 따라 료칸에서 별도의 송영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슈젠지역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 이동해야 한다.

 

3. 객실 구성과 내부 모습

슈젠지 온천 료칸은 객실마다 조금씩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기본적인 화실부터 넓은 특별실까지 다양한 객실이 마련되어 있었고, 전망과 위치에 따라 분위기도 조금씩 달랐다.

이번에 머문 객실은 가츠라강이 바로 보이는 테라스를 갖춘 스탠다드 화실이었다. 평일 기준 1인당 약 2만엔대 후반에서 3만엔 정도로, 조석식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준특별실과 특별실 요금

  • 준특별실: 1인당 약 4만엔대 초반
  • 특별실: 1인당 약 5만엔대 후반

객실 내부는 전형적인 일본 전통 화실 스타일로, 다다미 바닥과 좌탁, 좌식 의자 등이 놓여 있었다. 전체적으로 관리 상태가 매우 좋았고, 창밖으로 펼쳐지는 강변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거실 공간과 별도로 작은 방이 하나 더 있어, 짐을 보관하거나 추가 침실로도 활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화장실은 객실 안에 마련되어 있었지만, 별도의 욕실이나 샤워실은 없고, 테라스 한쪽에 세면대가 따로 설치되어 있는 방식이었다.

객실 내에는 기본 어메니티와 함께 유카타가 준비되어 있었고, 옛날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아날로그 금고도 눈에 띄었다. 디지털 도어락 대신 열쇠로 여닫는 방식도 정겨웠다.

무엇보다 객실의 하이라이트는 강변을 향해 열린 테라스였다. 테라스에 앉아 강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오가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마저 여행지 특유의 여유로 다가왔다.

 

4. 온천 시설 및 온천수 특징

슈젠지 온천 료칸은 다양한 온천 시설을 갖추고 있어, 료칸 안에서만 머물러도 충분히 온천을 즐길 수 있었다. 각 시설마다 분위기와 특징이 달라,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선택해 즐기는 재미도 있었다.

템피오 - 국가문화재 지정 목욕탕

료칸을 대표하는 온천 시설인 템피오는, 국가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었다. 대만산 히노끼 목재와 거대한 자연석으로 꾸며진 이 목욕탕은, 약 3년에 걸쳐 정성을 들여 완성한 공간이라고 한다.

천장이 높고 개방감이 느껴지는 실내탕으로, 넓은 욕탕이 두 곳 준비되어 있었다. 남탕과 여탕이 일정 시간마다 교대로 운영되어, 숙박 기간 동안 두 공간을 모두 이용해볼 수 있었다.

특히 이곳은 샤워시설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바가지를 이용해 몸을 씻는 전통 방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현대적인 편리함은 덜하지만, 일본 전통 온천문화를 몸소 체험할 수 있어 신선한 경험이었다.

욕탕에서 바라보는 유리창 너머로 연못과 정원이 펼쳐져 있었고, 잉어들이 여유롭게 헤엄치는 모습까지 보였다. 잉어들이 사람을 보고 다가오는 모습도 귀여워, 입욕하는 내내 자연과 함께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아메노유 - 현대식 샤워시설 갖춘 실내탕

템피오와 달리, 아이아메노유는 현대식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내탕이었다. 욕탕은 두 곳으로 나뉘어 있었으며, 입구 쪽 욕탕은 비교적 온도가 높은 편이었고, 안쪽 욕탕은 온도가 약간 낮아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었다.

탈의실에는 드라이어와 스킨케어 제품들도 준비되어 있어, 온천 후 편하게 머리를 말리고 피부 관리를 할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어, 현대적인 편리함과 일본식 온천 분위기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노천탕 코모레비노유

노천탕인 코모레비노유는 료칸 부지 내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전망이 뛰어난 곳이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정원 풍경과 하늘을 마주하며 온천을 즐기는 시간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원천 온도가 약 60도에 달해, 적절히 식혀서 공급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물 온도가 다소 높은 편이었다. 평소 뜨거운 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적응하는 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실내 탈의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계절에 상관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며, 탁 트인 하늘과 어우러지는 온천욕은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데 더없이 좋았다.

대절탕 - 프라이빗 온천 히스기탕

료칸에는 유료 대절탕과 무료 대절탕이 각각 준비되어 있었는데, 그중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히스기탕은 선착순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두 사람이 함께 이용하기에는 충분한 공간이었다.

작은 창을 통해 정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고, 샤워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입욕 전후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이 날은 유독 히스기탕의 온천수 상태가 좋아, 부드럽고 매끈한 수질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온천수 특징

슈젠지 온천의 온천수는 pH 8.7의 알칼리성 단순천으로, 피부에 닿는 순간 미끌미끌한 감촉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원천 흘려보내기 방식으로 관리되어, 항상 신선한 온천수를 즐길 수 있었다.

템피오와 아이아메노유는 일정 시간마다 남탕과 여탕이 교체되므로, 이용 전 시간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았다. 덕분에 숙박 기간 동안 서로 다른 분위기의 온천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5. 식사 구성과 후기

료칸에서의 식사는 별도의 식사 공간에서 제공되었으며, 개인실은 아니지만 넓게 자리 배치가 되어 있어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저녁과 아침 모두 가이세키 스타일로, 계절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들이 준비되었다.

저녁 식사 구성

첫 번째로 나온 음식은 양파 스프와 사쿠라 치즈 두부, 그리고 다양한 제철 야채들로 구성된 전채 요리였다. 이와 함께 직접 갈아 먹을 수 있는 생와사비도 준비되어, 신선한 와사비 향을 음식과 함께 즐길 수 있었다.

사시미는 아마고, 마구로, 간파치 등 신선한 해산물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게살과 도미로 만든 신조와 표고버섯이 들어간 찜 요리도 나왔다.

 

구이 요리로는 죽순과 고등어, 도미구이가 나왔고, 무, 우엉, 문어 등이 들어간 조림 요리도 함께 제공되었다. 이어서 전복과 우엉 고기말이, 순무 등으로 구성된 접시가 나왔으며, 마지막으로 밥과 국이 준비되며 저녁 식사가 마무리되었다.

전체적으로 정갈하게 준비되었지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음식 자체의 인상은 조금 약한 편이었다. 전통 있는 료칸답게 음식에서도 특별함을 기대했지만, 일부 메뉴는 평범한 수준이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침 식사 구성

아침 식사는 저녁보다 구성이나 맛에서 조금 더 좋은 인상을 받았다. 테이블에는 3단 찬합과 나베가 함께 준비되어 있었으며, 다양한 반찬과 국, 밥이 곁들여졌다.

찬합 안에는 유바, 생선구이, 계란말이, 각종 반찬들이 정성스럽게 담겨 있었고, 시라스와 제첩이 들어간 미소시루도 제공되었다. 나베 안에는 두부와 다양한 야채, 가리비가 들어 있어 따뜻하게 끓여 먹을 수 있었다.

작은 그릇에 담긴 낙지젓갈도 특이한 반찬으로 등장해, 일본 전통 아침 식사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식당 분위기

아침 식사를 조금 늦게 하다 보니, 식당에는 다른 손님이 거의 없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창 너머로 료칸 리셉션 건물이 보이는 구조였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비록 음식 맛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료칸에서의 식사라는 점에서 분위기와 구성 자체를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오랜 시간 유지되어온 료칸의 역사와 정성이 담긴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해보았다.

 

6. 슈젠지 온천 마을 산책 포인트

슈젠지 온천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매력과 전통적인 일본 온천마을 특유의 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곳이다. 료칸에서 온천욕을 즐긴 후, 마을 곳곳을 산책하며 자연과 역사를 함께 느껴보기에 좋았다.

가츠라강 산책로와 주홍색 다리들

슈젠지 온천의 중심을 흐르는 가츠라강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는, 온천마을의 대표적인 명소다. 강 위로 놓인 주홍색 다리들은 슈젠지 온천의 상징적인 풍경으로, 계절마다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포인트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과 함께 어우러져, 걸을 때마다 엽서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료칸들과 소규모 상점들도 있어, 산책하는 동안 다양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소원을 비는 5개의 다리

가츠라강 위로는 5개의 다리가 놓여 있는데, 이 다리들을 모두 건너며 각각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각 다리마다 다른 의미가 담겨 있어, 연인들이 함께 걸으며 소원을 비는 명소로도 유명하다.

조용히 흐르는 강물 소리를 들으며 다리를 하나씩 건너는 시간은, 슈젠지 온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치쿠린노 코모리 대나무숲 산책로

슈젠지 온천에서 꼭 들러야 할 산책로 중 하나가 바로 치쿠린노 코모리 대나무숲이다. 길게 이어진 대나무길은 울창한 대나무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부드러운 바람이 대나무 사이를 지나며 내는 소리, 은은한 햇살이 대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풍경은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시간을 만들어준다. 사진을 찍기에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인증샷을 남기곤 한다.

고보대사 전설과 독거노유

슈젠지 온천에는 온천의 유래와 관련된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약 1,200년 전, 병든 아버지를 씻기던 효성 깊은 소년을 보고 감명받은 고보대사가, 들고 있던 지팡이로 바위를 치자 그 자리에서 온천이 솟아났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탄생한 온천이 바로 '독거노유'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도 온천마을 곳곳에서 이 전설과 관련된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어, 산책하며 일본 온천문화와 역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되고 있다.

1,200년 역사의 슈젠지

온천마을 중앙에 자리한 슈젠지는 약 1,200년 역사를 지닌 사찰로, 슈젠지 온천의 상징적인 장소다. 고보대사가 직접 참관했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기도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경내와 오래된 사찰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일본 불교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의미 있는 방문지가 된다. 한국 사찰과는 또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어,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현지 맛집과 500엔 소바집

슈젠지 온천마을에는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현지 음식점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500엔 소바집은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곳으로,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소바를 맛볼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다만, 대부분의 소바집은 점심시간에만 운영하고 오후 늦게는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실제로 이번 여행에서도 늦은 점심시간에 방문했다가 문을 닫아 아쉬움을 남겼고, 결국 중화요리 완탕면으로 식사를 대신해야 했다.

이처럼 슈젠지 온천은 크지 않은 마을 안에 자연과 전통, 다양한 음식점까지 아기자기한 매력이 곳곳에 숨어 있는 곳이었다.

 

마치며

슈젠지 온천은 화려한 볼거리가 넘치는 곳은 아니지만, 전통 료칸에서의 숙박과 온천, 자연과 어우러진 온천마을 산책까지 조용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특히, 150년 역사를 이어온 전통 료칸에서 머물며 일본 온천문화와 자연이 어우러지는 시간을 보내는 경험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봄에는 벚꽃,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드는 풍경까지 더해져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당일치기로 가볍게 둘러볼 수도 있지만, 하루 정도 머물며 온천과 마을을 천천히 즐기는 일정도 추천할 만하다. 조용한 자연 속에서 전통과 온천이 어우러지는 일본 특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슈젠지 온천, 이즈 여행을 계획한다면 한 번쯤 고려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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