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대만 타이중에서의 한달살기, 어느덧 마지막 날이 되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익숙해진 거리와 단골 가게들을 뒤로하고 이제는 짐을 싸야 할 시간이다. 이 하루는 단순히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지난 한 달의 기억을 정리하고 떠날 준비를 하는 하루였다. 오늘 하루는 그동안 일상처럼 지냈던 장소들을 다시 방문하며 소소한 마무리를 하는 데 집중했다.
1. 타이중공원 아침 산책
숙소를 나서 기팅 김치핫팟으로 향하려면 반드시 지나야 했던 곳이 바로 타이중공원이었다. 처음엔 단순한 경유지였지만, 매일 걷다 보니 어느새 익숙한 장소가 되어 있었다. 이른 오전, 다시 찾은 타이중공원은 여전히 평화로웠고, 잔잔한 연못 옆에는 거북이들이 햇빛을 쬐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청설모 같은 동물들도 자주 보였고, 고양이와 눈싸움을 벌이던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무더운 날씨 덕에 공원을 통과할 때마다 땀을 한 바가지 흘렸지만, 그런 일상조차 이젠 익숙해졌다.
🚩 위치: 타이중공원 (臺中公園)
2. 기팅 김치핫팟에서의 마지막 식사
매일같이 찾았던 단골 식당, 기팅 김치핫팟. 현지인과 한국 여행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이곳은 간편한 메뉴 구성과 따뜻한 국물 맛 덕분에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기에 적합했다. 특히 치즈와 우유가 들어간 핫팟은 부드럽고 고소해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메뉴였다.
초반엔 1인 1메뉴로 시켰다가 배불러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한 경험도 있었다. 그 뒤로는 항상 둘이 하나를 나눠 먹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도 마지막이라는 아쉬움 속에서 천천히 음미하며 식사를 마쳤다.
🚩 위치: 기팅 김치핫팟 (偈亭-雙十總店)
3. 이중지에 야시장 디저트 투어
기팅 김치핫팟에서 식사를 마치고 바로 연결된 골목을 따라 걸으면 이중지에 야시장으로 이어진다. 이곳은 타이중 한달살기 중 가장 자주 갔던 장소 중 하나로, 낮부터 열려 있어서 오후에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천사지파이는 항상 줄이 길었고, 그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바삭한 튀김에 간이 적당히 되어 있어, 가볍게 즐기기 좋았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간식은 호호미소보루. 고소하고 부드러운 식감에 달콤한 속이 들어 있어 타이중에서 꼭 먹어봐야 할 간식 중 하나였다.
🚩 위치: 이중지에 야시장 (一中街夜市)
4. 타이거슈가와 호호미소보루
이중지에 야시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타이거슈가 본점을 만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줄이 너무 길어서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던 브랜드였지만, 타이중 본점에서는 여유롭게 맛볼 수 있었다. 첫 느낌은 “달다”였지만, 쫀득한 펄과 부드러운 밀크티의 조화는 확실히 특별했다.
그리고 야시장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 호호미소보루. 줄을 서도 먹고 싶을 만큼 중독적인 맛이다. 달콤한 버터 풍미에 따뜻한 빵이 어우러져 마지막 날에도 놓칠 수 없었던 디저트였다.
🚩 위치 (타이거슈가): 타이거슈가 (老虎堂)
🚩 위치 (호호미): 호호미소보루 (好好味冰火菠蘿油)
5. 루이사커피에서 만난 여행자
덥고 습한 오후, 카페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루이사커피는 현지에서도 인기가 많은 체인으로, 다양한 음료와 간단한 스낵을 즐길 수 있다. 이날 카페는 사람이 많아 자리를 잡기 어려웠지만, 운 좋게 야외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또 다른 세계여행 중인 부부는 중국어에 능숙해서 현지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며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우리는 말이 잘 통하지 않아 고생했지만, 그 부부 덕분에 조금은 위로받은 느낌이었다. 짧은 인연이었지만 서로 그림을 선물하고, 다시 만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사를 나눴다.
🚩 위치: 루이사커피 (路易.莎咖啡)
6. 타이중 한달살기 총정리와 생활비
한 달 동안의 타이중 생활을 되돌아보며 가장 크게 와닿았던 점은 생각보다 많은 지출이었다. 초반엔 저렴하다고 느껴졌던 물가가 후반으로 갈수록 만만치 않게 느껴졌다. 외식, 교통, 카페, 디저트 등 일상적인 소비가 누적되면서 예산이 빠르게 줄어들었다.
생활비 구성표
항목 | 주간 평균 | 비고 |
---|---|---|
식비 | 50,000~80,000원 | 1~2회 외식 기준 |
교통비 | 약 10,000원 | 버스, 택시, 투어 포함 |
카페/디저트 | 약 15,000원 | 주 2~3회 |
숙소비 | 600,000~900,000원 | 1개월 기준 |
전체적으로 보면 한 달 생활비는 최소 160만원에서 많게는 220만원 정도로 형성되었고, 별도의 투어나 쇼핑을 포함하면 그 이상이 되기도 했다.
7. 고미습지 투어의 인상적인 풍경
한 달 살이 중 특별한 하루를 꼽자면 고미습지 투어가 빠질 수 없다. 일반적인 1일 투어와 달리 오후 4시 반에 출발해 일몰 시간에 맞춰 도착하는 일정으로, 하루를 여유롭게 보내고 늦은 오후에 나설 수 있어 부담이 적었다.
고요한 습지 위로 노을이 퍼지는 장면은 사진보다 실제로 더 인상 깊었고, 평평한 수면에 하늘이 비치는 모습은 마치 유우니 사막을 연상케 했다. 그곳에 머무는 시간 동안은 말없이 풍경만 바라보게 되었고, 여행 중 가장 차분한 순간이었다.
투어가 끝난 후엔 펑지아 야시장으로 바로 내려주었기 때문에 이동 동선도 효율적이었다. 장거리 야시장에 따로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큰 장점이었다.
8. 궁원안과에서 태양병 사기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타이중의 명물인 태양병을 사기 위해 궁원안과를 찾는 것이었다. 이곳은 과거에 실제 안과였던 건물을 개조해 만든 베이커리&아이스크림 전문점으로, 지금은 그 외관과 내부 모두가 명소처럼 여겨진다.
내부는 유럽풍 인테리어에 고급스러운 디저트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태양병은 낱개 판매 없이 박스로만 구입할 수 있었다. 다행히 시식도 제공되어 맛을 본 후 포장을 골랐다. 직원들은 친절하게 차도 함께 내주었고, 포장도 타이중 이미지를 담은 디자인으로 세심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태양병은 바삭한 겹과자 형태에 달지 않은 부드러운 속이 있어 선물용으로 적합했고, 여행 기념품으로도 훌륭한 선택이었다. 유통기한은 약 2주 정도로 짧은 편이었지만, 그만큼 신선했다.
🚩 위치: 궁원안과 (宮原眼科)
마치며
타이중에서의 한 달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장면들이 담겨 있었다. 공원을 걷고, 단골집에서 식사하며, 익숙한 골목을 다시 지나며 느낀 감정들은 단순한 여행 이상의 것이었다.
도시가 점점 익숙해지고,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일이 자연스러워질 무렵 다시 짐을 싸야 했던 이 마지막 날. 다시 이곳을 찾게 된다면 오늘의 이 감정들을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타이중은 이제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짧은 생활을 담았던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타이중한달살기
#대만여행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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