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서울에서 차로 한두 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인천 앞바다에는 소박하지만 매력적인 섬들이 여럿 있다. 그중에서도 승봉도는 자연 그대로의 해안길과 숲길을 따라 트레킹하기 좋은 섬으로, 당일치기 여행지로 제격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해수욕도 가능하고, 평일엔 비교적 한산해 여유 있는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이번 여행에서는 배편 예매부터 트레킹 코스, 주요 볼거리, 주의사항까지 직접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날씨가 좋다면 누구나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일정이기 때문에, 잠시 바람 쐬고 싶은 날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1. 승봉도는 어디에 있을까?
승봉도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에 속한 작은 섬이다. 육지와는 떨어져 있지만 배편이 정기적으로 운행되고 있어 접근성이 어렵진 않다. 섬 전체가 아주 크지는 않기 때문에 트레킹이나 산책 중심의 여행을 계획한다면 하루 일정으로 충분하다.
2. 배는 어디서 타고 가야 할까?
승봉도행 여객선은 두 곳에서 출발한다. 각각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①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 출발
- 수도권 서남부(안산, 시흥, 수원 등)에서 출발하기 좋은 항로
- 자가용으로 접근할 경우 편리하며, 주차 공간도 넉넉함
- 아침 일찍 출발해도 주변 휴게소와 식당 이용이 쉬움
② 인천 연안여객터미널 출발
-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아 지하철이나 시외버스를 통한 이동이 가능함
- 여객선 편수가 다양하고 예약 선택의 폭이 넓음
배는 하루에 2~3회 정도 운항되며, 배 시간은 계절이나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사전에 시간표를 꼭 확인해야 한다. ‘가보고싶은섬’ 같은 공식 예매 플랫폼을 통해 예약하면 쉽고 간편하다.
3. 날씨 변수도 고려해야
당일치기 섬여행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여름철 아침에는 짙은 안개로 출항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 승봉도를 향하던 날도 오전 안개 때문에 약 30분 정도 배 출항이 늦어졌지만, 선착장 근처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며 기다릴 수 있어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배를 기다리는 동안 가볍게 김밥이나 컵라면을 먹고, 여행의 설렘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색다른 묘미다.
4. 승봉도 트레킹 코스 개요
섬에 도착하면 곧바로 트레킹 코스를 시작할 수 있다. 길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이정표가 약간 헷갈리는 구간이 있으니 초반에 안내소에서 지도를 받아두면 도움이 된다.
주요 트레킹 루트
- 선착장 → 회일해변 → 산림욕장
- 산림욕장 → 신정 전망대 → 부채바위
- 부두치해변 → 남대문바위 → 목섬
- 해안산책로를 따라 다시 선착장으로 복귀
총 소요 시간은 약 2~3시간 정도로, 중간에 쉬는 시간을 포함해도 반나절이면 충분하다.
5. 꼭 들러야 할 대표 포인트 3곳
① 신정 전망대
조용한 숲길을 따라 오르면 나타나는 전망대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볼 수 있어 걷는 수고를 보상받는 느낌이다. 이곳은 예전부터 소원을 비는 장소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기도를 하거나 조용히 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② 남대문바위
자연이 만든 아치형 바위로, 서울의 남대문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간조일 때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물이 차오르면 바위 아래까지 물에 잠겨버리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하다.
③ 부채바위와 부두치해변
둥글게 펼쳐진 바위 형태가 마치 부채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위 뒤쪽에는 작고 아담한 해변이 숨어 있어, 한적하게 바다를 즐기기 좋은 장소다. 특히 해안산책로 중간에 위치해 있어 트레킹 중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다.
6. 소나무 숲길, 산림욕장 구간도 놓치지 말자
신정 전망대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림욕장 코스가 시작된다. 이 구간은 섬 안에서도 가장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 숲 사이로 걷는 길은 흙길과 나무데크가 적절히 어우러져 있어 걷기 매우 편하다.
중간중간 평평한 구간에서는 돗자리를 펴고 쉬는 사람들도 많다. 잠시 누워 하늘을 바라보거나, 준비해 온 간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기 좋다. 전체적으로 트레킹 난이도가 낮기 때문에 가족 단위 여행자나 트레킹 초보에게도 부담 없는 코스다.
7. 준비물은 미리 챙겨야 편하다
승봉도는 섬이기 때문에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특히 평일에는 문을 닫는 가게도 많아 사전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기본 준비물 리스트
- 썬크림, 모자, 선글라스 등 자외선 차단 용품
- 물통 또는 생수, 간단한 간식
- 트레킹화 또는 편한 운동화
- 날씨에 따라 얇은 바람막이나 우비
- 물때표 또는 조석시간 앱 (남대문바위 관람용)
또한 승봉도에는 마을버스나 택시가 없기 때문에, 이동은 전부 도보로 해결해야 한다. 숙소나 식당에서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대부분은 걸어서 섬을 둘러보게 된다.
8. 여행 일정 팁과 마무리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는 경우라면 오전 배로 들어가 오후 4시 배로 나오는 일정이 가장 일반적이다. 트레킹을 천천히 하더라도 주요 코스를 모두 둘러볼 수 있고, 마지막에는 선착장 근처에서 쉬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며 마무리할 수 있다.
여행을 마친 후에는 땀을 닦고 배를 기다리며 잠시 앉아 있는 그 시간이 가장 여유롭다. 사람이 많지 않은 평일이라면 더없이 조용하고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마치며
도심 속 바쁜 일상에 지쳤을 때, 너무 멀리 가지 않아도 바다와 숲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인천 승봉도는 작지만 걷기 좋은 길이 있고, 곳곳에 자연이 만들어준 멋진 풍경이 숨어 있다. 당일치기 일정으로도 충분히 힐링할 수 있는 섬이다. 자연 속에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승봉도를 떠올려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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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당일치기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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