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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해남 주작산 암릉과 꽃길 산행기, 위하산까지 6시간 트레킹

by soso story 2025. 3. 26.

봄날의 진달래 길, 해남 주작산 능선 종주 후기

시작하며

따뜻한 봄볕이 느껴질 즈음,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그럴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이 전남 해남에 있는 주작산이었다. 이 산은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사이에 진달래가 능선을 따라 흐드러지게 피고, 암릉과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이번엔 수양리재에서 출발해 나폴레옹바위와 위하산을 거쳐 오소재까지 도달하는 종주 코스로 다녀왔다. 이 글에서는 실제 산행을 통해 경험한 코스와 풍경, 그리고 준비물까지 자세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주작산 산행 개요

전남 해남에 위치한 주작산은 비교적 낮은 고도지만 암릉이 많아 산세가 입체적이고 도전욕을 자극하는 코스가 많다. 이번 산행은 수양리재에서 시작해, 연속된 암릉을 지나 진달래 군락지를 통과하고, 나폴레옹바위와 위하산을 거쳐 오소재로 내려오는 루트를 택했다.

항목 내용
위치 전라남도 해남군
산행 루트 수양리재 → 암릉 구간 → 진달래 능선 → 나폴레옹바위 → 위하산 → 오소재
총 거리 약 10km
예상 소요 시간 5시간 30분 ~ 6시간 30분
난이도 중상 (암릉 주의 필요)
주차 여부 수양리재 주변 임시 주차 가능

 

2. 진달래 개화 시기와 풍경

이번 산행은 3월 하순에 진행되었고, 진달래는 능선 중간부터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특히 남향으로 열린 구간에서는 연분홍 꽃들이 능선 전체를 뒤덮고 있어 마치 핑크빛 카펫을 걷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해발 700m 전후 지점부터는 바위 사이에도 진달래가 피어 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개화 상황 요약

  • 군락지 80~90% 개화 완료
  • 그늘진 구간은 아직 덜 핀 상태
  • 능선 따라 이동할수록 점점 더 화려해지는 풍경
  • 바위 틈 사이에서 자라는 진달래도 다수

진달래 군락이 펼쳐지는 지점에서는 바다와 꽃이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어내며, 사진을 찍기에도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광각 렌즈가 있다면 능선 전체를 담아보는 것도 좋다.

 

3. 암릉 구간의 특징과 주의사항

주작산의 또 다른 매력은 연속되는 암릉 구간이다. 로프를 잡고 내려가는 구간도 많고, 때로는 몸을 낮추거나 엉덩이를 붙여야 통과할 수 있는 지형이 이어진다. 그렇다고 극단적인 난이도는 아니며, 밸런스와 주의만 있으면 누구나 통과 가능한 수준이다.

대표적인 암릉 포인트

  • 나폴레옹바위: 시소처럼 생긴 바위로, 위에 올라가면 다소 흔들리는 느낌이 들지만 안정감은 있음
  • 밧줄 구간: 총 6~8개의 줄 구간이 있으며, 상하 이동이 큰 곳에서는 반드시 로프를 잡아야 한다
  • 바위 슬랩 구간: 경사진 바위를 미끄러지듯 내려와야 하는 지점이 여러 곳 존재

특히 비가 온 후에는 바위가 미끄러우므로, 마른 날씨에 산행을 계획하는 것이 안전하다. 등산화의 접지력과 장갑 착용 여부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4. 전망 포인트와 진달래 능선

고도가 그리 높지 않지만, 바다와 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능선이 이어지며, 곳곳에서 감탄을 자아내는 풍경이 펼쳐진다. 드론 없이도 고화질 배경을 담을 수 있을 만큼 탁 트인 전망이 자주 등장한다.

주요 조망 지점

  • 4봉~7봉 구간: 능선 양옆으로 펼쳐진 진달래 군락과 바다 조망
  • 위하산 정상 부근: 두륜산 방향과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포인트
  • 오소재 직전 구간: 일몰 직전에 붉게 물든 진달래를 볼 수 있는 곳

햇빛의 방향에 따라 진달래의 색감이 달라 보이기 때문에, 오전 중과 오후 늦게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가급적이면 이른 시간에 산행을 시작해, 오후 무렵에 하산하면서 노을빛 진달래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5. 준비물과 장비 체크

암릉 구간과 장시간 산행이 결합된 코스이기 때문에, 기본 등산 장비 외에도 몇 가지를 더 준비하는 것이 좋다. 특히 무릎 보호대나 장갑처럼 평소에는 생략하는 장비도 이번 코스에서는 유용하게 사용된다.

준비물 체크리스트

  • 등산화: 접지력이 좋은 미끄럼 방지 기능 필수
  • 장갑: 암릉에서 손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
  • 무릎 보호대: 하산 시 부담을 줄여줌
  • 행동식: 에너지바, 초콜릿, 소금이 들어간 간식 등
  • 식수: 1.5L 이상 권장
  • 바람막이: 능선은 바람이 강할 수 있어 필수

주차 지점 근처에는 마트나 편의점이 없기 때문에, 모든 준비물은 사전에 챙겨오는 것을 추천한다.

 

6. 오소재 도착과 마무리

암릉과 진달래 능선을 모두 지나 위하산을 통과하면 마지막 구간은 오소재로 향한다. 이 구간은 상대적으로 편안한 길이 이어지며, 중간중간 데크와 계단이 잘 조성되어 있다. 다만 마지막 한 개의 능선을 더 넘어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완전히 소진된 상태에서는 다소 힘겹게 느껴질 수 있다.

하산 마무리 팁

  • 시간 여유 확보: 전체 코스에 6시간 이상 소요될 수 있으므로 오전 출발이 적절
  • 택시 호출: 오소재에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므로 사전 택시 예약 추천
  • 식사 장소: 하산 후 바로 들를 수 있는 식당은 적으므로 간식 준비 필수

오소재 인근에서 해가 지는 풍경까지 보고 내려오면, 산행의 마무리로 아주 훌륭하다. 진달래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배경으로 조용히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오랜 시간 기억에 남는 산행이 된다.

 

마치며

이번 주작산 산행은 봄에만 즐길 수 있는 아름다움과 암릉의 긴장감을 동시에 담고 있었다. 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진달래는 마치 붉은 구름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었고, 암릉은 온몸의 감각을 일깨워주는 경험이었다. 단순한 등산을 넘어 풍경, 체력, 감성 모두를 만족시켜주는 여정이었으며, 내년 봄이 오면 또다시 이 산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진달래가 피는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찾는다면, 누구든 잊지 못할 봄날의 기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다.

 

 

 

 

#주작산진달래

#해남등산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