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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미국 LA 메디벌 타임즈에서 본 칼싸움과 중세 만찬 체험기

by soso story 2025. 4. 3.

시작하며

중세 시대에 한 번쯤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면, LA에서 그 꿈을 잠시나마 체험해볼 수 있는 디너쇼가 있다. 미국 전역에 운영되고 있는 '메디벌 타임즈(Medieval Times)'는 단순한 테마 레스토랑이 아니라, 진짜로 기사들의 결투를 눈앞에서 감상하며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연형 레스토랑이다. 마침 LA에서도 운영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중세 분위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단순히 인테리어만 꾸며놓은 수준을 넘어, 건물 외관에서부터 공연, 식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가 중세 스타일로 구성돼 있었다. 말 그대로 중세 유럽을 현대 미국 한복판에서 마주한 듯한 경험이었다. 이 글에서는 실제로 다녀온 LA 메디벌 타임즈 방문 후기를 생생하게 정리해본다.

 

1. 외부부터 중세 느낌 물씬

도착하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건물 외형은 마치 유럽의 오래된 성 같았다. 돌로 쌓아 올린 듯한 외벽, 깃발이 걸린 탑, 그리고 고풍스러운 간판까지 모든 요소가 공연장이라기보다는 중세 박물관 같았다. 입장 전부터 관람객들은 이미 분위기에 푹 빠지게 된다.

건물은 Medieval Times Dinner & Tournament - Buena Park에 위치하고 있으며, LA 다운타운에서는 차로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2. 입장부터 몰입감 장착

건물에 들어서면 입장권을 확인한 후 머리에 왕관 모양의 종이 모자를 하나씩 받아 착용하게 된다. 이 왕관의 색깔은 이후 공연에서 각자의 응원 기사 색깔을 나타낸다. 단순한 소품 같지만, 관객 모두가 하나의 세계관에 들어온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기념품 가판대와 포토존도 중세 느낌을 그대로 살려 구성돼 있었고, 다양한 무기 모형이나 중세 기사 장식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와인이나 맥주도 판매되고 있었는데, 병이나 잔 역시 중세풍으로 디자인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3. 내부 공연장 구조와 실감 나는 무대

관객석은 경기장을 둘러싸듯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중앙에는 모래가 깔린 말이 달릴 수 있는 무대가 펼쳐져 있었다. 경기장에는 진짜 말이 등장했고, 싸움이 시작되기 전부터 말 발굽 소리가 공간을 울렸다. 실제 말 냄새가 나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 냄새가 공연 몰입도를 높여줬다.

주변에서는 고기를 굽는 냄새가 퍼지고 있었고, 좌석마다 직원이 식사를 직접 서빙했다. 눈과 귀, 코까지 모든 감각이 공연에 몰입되게끔 설계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4. 손으로 먹는 중세식 식사

이곳에서는 포크나 나이프 같은 식기 없이 손으로 직접 식사를 한다. 이는 중세 시대 식사 문화를 그대로 재현하기 위한 설정으로, 통닭, 감자, 옥수수, 마늘빵 등 손으로 먹기 적합한 메뉴가 제공된다. 의외로 간도 적당했고, 음식은 따뜻하게 유지되어 꽤 만족스러웠다.

디저트로는 애플파이 형태의 후식이 나왔고, 음료는 따로 주문해서 받을 수 있었다. 중세 느낌의 세라믹 잔에 담긴 맥주는 연출의 몰입감을 더했다.

 

5. 기사들의 전투와 스토리 라인

공연의 메인은 역시 기사의 결투 장면이었다. 말을 타고 전속력으로 달리며 창을 던지고, 검과 방패로 막아내는 장면은 실제로 훈련받은 스턴트맨들의 수준이었다. 중세 시대 전투를 보는 듯한 장면들이 연속해서 펼쳐져 눈을 뗄 수 없었다.

단순히 싸우는 장면만 있는 게 아니라, 각 기사 간의 대결과 배신자, 충신 등의 캐릭터가 나와 전체적인 흐름이 마치 연극처럼 구성돼 있었다. 왕과 여왕이 등장해 축사와 블레싱을 하는 장면도 등장하며, 몰입도를 높여줬다.

 

6.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

공연 중간에는 어린이 관객을 무대 위로 초대해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해주거나, 왕의 축복을 받는 이벤트도 있었다. 이처럼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적절하게 섞여 있어서, 가족 단위로 방문하기에도 적합했다.

기사들이 어린이와 눈을 마주치고 손을 흔드는 장면에서는 아이들이 손을 흔들며 열광했고, 함께 온 부모들도 그 모습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말이 뛰고 싸우는 장면은 아이들에게 큰 감흥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7. 영어 대사와 이해도

공연은 전부 영어로 진행되지만, 복잡한 대사 없이 행동 위주의 전개라 이해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중세풍의 말투가 쓰이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캐릭터의 감정은 시각적으로 충분히 전달된다.

중세 문화를 좋아하거나, 해외 공연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이 부분이 공연의 매력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8. 관람 전 알아두면 좋은 팁

  • 좋은 좌석은 곧 몰입도. 경기장 형태가 원형이라 어느 자리에서도 관람은 가능하지만, 가까운 자리일수록 배우들의 표정과 말 움직임을 더 생생하게 볼 수 있다. VIP 좌석을 선택하면 앞쪽으로 배정받는다.
  • 예매는 미리 해두자. 특히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은 매진 속도가 빠르므로, 최소 3일 전에는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것이 좋다.
  • 손으로 먹는 식사 방식에 익숙해져야 한다.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금방 적응된다. 휴지나 물티슈를 챙겨 가면 유용하다.
  • 아이들과 함께라면 더욱 추천. 공연 흐름이 빠르고, 동물과 무사, 왕과 여왕이 등장하는 구성은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흥미롭다.
  • 주차는 무료이며 넉넉하다. 공연장 주변에 전용 주차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어 차량 이용이 편리하다.

 

마치며

LA에 위치한 메디벌 타임즈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관객이 직접 세계관에 들어가 즐길 수 있는 몰입형 체험 공간이었다. 무대와 무대 밖의 구분이 흐려질 정도로 연출과 구성, 소품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중세풍으로 맞춰져 있었다. 음식, 공연, 관객의 참여까지 모두 조화를 이룬 덕분에 2시간 남짓의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현장을 경험하고 나니 왜 미국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LA 여행 중 이색적인 저녁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장소다. 특히 중세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잊지 못할 경험이 될 수 있다.

 

 

 

 

#LA중세디너쇼

#메디벌타임즈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