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해외여행에서 음식은 가장 큰 기대이자, 가장 큰 변수다. 특히 도쿄처럼 미식의 도시로 알려진 곳에 간다면 음식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별로였다”는 반응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정보가 넘쳐나는 요즘, 무작정 유명하다고 따라가기보다는 누군가 실제로 먹어보고 판단한 정보가 훨씬 유용하다.
이번 글은 도쿄에서 직접 먹어본 음식들 중, 맛과 가격, 현지 분위기까지 고려해 다시 가고 싶은 곳들만 정리한 후기로 구성했다. 평소 먹는 취향이 다를 수 있으니 각 식당의 특징과 메뉴 선택 팁까지 함께 담았다. 도쿄 여행 중 식사 실패를 줄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참고해보길 바란다.
1. 요거트 한 컵에 요화정 느낌? 진짜였음
도쿄의 어느 디저트 전문점에서 ‘요화정’의 느낌이 난다는 플레인 요거트를 판매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 가격은 약 750엔 정도로, 도쿄 물가를 고려하면 무난한 편이다.
실제로 먹어보니 전반적으로 단맛은 줄고 고소함이 강조된 맛이다. 입안에서는 우유 입자가 굴러다니는 듯한 식감이 느껴졌고, 지나치게 달지 않아 깔끔했다. 요화정 스타일의 진하고 꾸덕한 디저트를 좋아한다면 이 요거트는 꽤 만족스러울 것이다.
2. 애슐레 버터 샌드: 느끼한 걸 좋아한다면 별 다섯
같은 매장에서 판매 중인 버터 샌드도 먹어봤다. 안에 들어간 버터는 한국에서 익숙한 ‘애슐레 버터’라고 한다.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잘 맞는 메뉴다.
한 입 베어 물면 느껴지는 진득한 버터의 향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다. 자칫 과할 수 있는 느끼함도 요거트와 함께 먹으면 균형이 맞는다. 몇 개만 먹어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간식이다.
3. 도쿄식 타코야키의 진수, 긴타코
타코야키 하면 오사카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도쿄에도 특유의 스타일이 있다. ‘긴타코’는 도쿄식 타코야키의 대표 브랜드로, 바삭한 겉면이 특징이다.
한국에 있는 지점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현지에서 먹는 문어의 식감이 더 부드럽고 고소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균형이 좋아서, 길거리 음식 중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오사카식의 흐물한 타코야키가 취향에 안 맞는다면 이쪽이 더 잘 맞을 수 있다.
4. 미도리스시 본점: 참치가 녹는다는 말, 진짜였다
시부야에 위치한 ‘미도리스시 본점’은 한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참치 초밥이 특히 유명한데, 한 입 먹으면 진짜 버터를 씹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곳의 후토마키도 꼭 먹어볼 만하다. 김 향이 진하고, 안에 들어간 와사비와 향신료 조합이 굉장히 독특하다. 생선 특유의 질감이 살아 있어서 호불호는 갈릴 수 있지만, 평소 회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울 가능성이 크다.
또 한 가지 팁은, 이곳에선 물이나 녹차가 자동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따로 주문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티슈도 직접 챙겨 써야 하니 참고하자.
5. 국물 한 그릇으로 하루가 달라지는 시부야 맛집
시부야에서는 국물 요리 전문점도 다녀왔다. 진한 고소함과 풍부한 감칠맛이 특징으로, 세 그릇을 시켜도 2만엔을 넘지 않는 수준이라 가격도 괜찮았다.
뜨끈한 국물 한입으로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었다. 깊은 맛이 계속 끌려서 중간에 면을 추가하고 싶을 정도였다. 도쿄에서 국물이 당기는 날이라면 이곳을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6. 스시로 예약 시스템 꿀팁과 추천 메뉴
하카타에 있는 회전초밥 체인 '스시로'는 100엔에서 150엔 수준의 다양한 초밥을 즐길 수 있어 현지인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특히 어플을 통해 예약이 가능한 점이 편리한데, 이 시스템을 잘 활용하면 긴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다.
도착 전 20~30분 전에 미리 번호표를 받고, 입장 시 키오스크에서 체크인하면 예약자 우선으로 입장된다. 메뉴 중에서는 참돔 초밥과 방어·보시리를 조합한 신메뉴가 눈에 띄었는데, 기름짐은 있으나 비린맛이 없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맛이 인상적이다. 간 와사비와 함께 먹으면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7. 지우가오카 맨코코로: 마제소바가 이렇게 깊은 맛이라고?
지우가오카에 위치한 '맨코코로'는 마제소바, 즉 국물 없는 비빔 라멘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입구는 건물 안쪽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반지하 형태라 처음엔 조금 헷갈릴 수 있지만, 찾을만한 가치가 있다.
이 집의 마제소바는 끈적한 진한 소스가 면에 잘 배어 있고, 간장과 된장을 베이스로 한 특제 소스의 깊은 맛이 일품이다. 중간중간 씹히는 고기와 파, 그리고 죽순 등의 고명이 조화롭다. 매운맛 조절도 가능해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오리지널 마제소바에 계란 토핑을 추가하는 조합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마늘을 듬뿍 넣고 얼음물을 곁들이면 짭짤한 맛이 더욱 살아나고, 식사 후에도 부담이 적었다.
8. 하마스시: 저렴한 가격, 괜찮은 퀄리티
100엔 초밥 체인인 하마스시는 합리적인 가격과 깔끔한 운영 방식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이곳은 일반적인 회전식이 아닌, 태블릿으로 주문하면 음식이 레일을 타고 바로 테이블로 도착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인상 깊었던 메뉴는 연어 아보카도 초밥과 콘마요 초밥이었다. 단순해 보이지만, 일본 현지 김의 품질이나 마요네즈 소스의 맛이 달라서 한국에서 흔히 먹던 것과는 다른 감칠맛이 있었다. 콘마요 초밥은 의외로 중독성이 있어 몇 접시나 반복해서 먹게 되는 메뉴였다.
이날 식사에서는 초밥 30접시 외에도 우동, 파르페, 계란찜, 튀김, 라멘, 맥주, 음료 등 다양하게 시켰고, 최종 금액은 9,100엔이었다. 여러 명이 함께 배불리 먹고도 부담 없는 가격대라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았다.
마치며
도쿄에서 음식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단순히 인기 검색어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실제로 먹어본 후기와 분위기, 메뉴의 디테일까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입맛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포인트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번에 정리한 식당과 메뉴들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았고, 한국과는 또 다른 일본의 음식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곳들이었다. 실패 확률은 줄이고, 여행의 즐거움은 높일 수 있도록 도와줄 정보가 되기를 바란다.
일본 음식이 생각보다 안 맞았던 경험이 있다면, 이번에는 다르게 접근해보자. 진짜 맛있는 한 끼가 도쿄 여행의 기억을 훨씬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도쿄여행 #맛집추천
'여행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1년 만에 바뀐 대한항공, 달라진 모든 것 한눈에 보기 (0) | 2025.03.30 |
---|---|
반나절이면 충분한 도쿄 나카메구로 하루 코스: 식사·카페·쇼핑까지 (1) | 2025.03.30 |
에미레이트 항공 777-300ER 게임체인저 퍼스트 클래스 체험기 (0) | 2025.03.30 |
조용한 섬, 북한에서 가장 가까운 볼음도에서 보낸 민박 하루 (0) | 2025.03.29 |
광명 한내천 봄꽃축제 2025 일정 및 즐길거리 총정리 (0) | 2025.03.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