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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이로그

겨울 제주 용담 카페 시로코, 코타츠 속에서 바다를 바라본 하루

by soso story 2025. 12. 13.

1. 시작하며

제주시 용담 쪽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바다와 공항 활주로가 동시에 시야에 들어오는 구간이 있다. 그 길 한가운데, 낮에는 카페로, 밤에는 맥주 한잔하기 좋은 공간으로 변하는 곳이 있다. 바로 ‘시로코’다. 이름만 들어도 바람의 결이 느껴지는 이곳은, 겨울 제주에서 특히 따뜻하게 기억되는 장소였다.

시로코는 제주시 용마서1길 27-7에 자리해 있고, 주차는 맞은편 제주시 서해안로632번지 전용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해안가를 따라 들어서는 입구부터 시원하게 트여 있어서, 처음 찾는 사람도 어렵지 않게 도착할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밤 11시 반까지 운영하니, 아침 햇살이 드는 시간부터 밤바다의 잔잔한 불빛까지 하루의 분위기를 모두 담아볼 수 있다.

 

2. 막상 들어가 보면 공기가 다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건 묘한 온도 차였다. 바깥은 바람이 세게 불었는데, 안쪽은 고요하고 따뜻했다. 1층은 바 좌석 중심으로 구성돼 있고, 창가에 앉으면 해안도로와 바다가 거의 맞닿아 보인다. 창문 너머로 부서지는 햇빛이 그대로 들어와 커피 잔을 비추는데, 그 순간만큼은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2층은 좌식 구조로 되어 있는데, 이곳의 하이라이트가 바로 ‘코타츠’ 자리다. 무릎 밑으로 따뜻한 열이 스며들고, 부드러운 담요 안에 몸을 묻으면 바깥의 겨울 공기가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진다. 눈을 들어 창밖을 보면 멀리 비행기가 이륙하거나 착륙하는 장면이 보인다. 사람들의 대화가 잦아들 때면, 그 소리마저 풍경의 일부가 된다.

 

3. 시그니처 메뉴는 이름처럼 확실했다

메뉴판을 펼치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게 ‘시로코 라떼’다. 크림과 에스프레소의 비율이 딱 맞아 떨어지는 밸런스였고, 첫 모금은 부드럽고 끝은 단정하게 남는다. 단맛이 진하지 않아 오래 마셔도 질리지 않는다.

함께 주문한 크로플은 바삭하면서도 속이 쫀득했다. 버터 향이 강하게 퍼지지만 느끼하지 않고, 커피랑 곁들이기 좋았다. 이곳은 음료뿐 아니라 맥주도 함께 주문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저녁 시간대에는 조명이 살짝 어두워지고, 해안도로 불빛과 어우러져 분위기가 전혀 다르게 변한다.

 

4. 사진으로 담기엔 부족했던 순간들

카페 내부가 전반적으로 따뜻한 톤이라, 사진을 찍으면 실제보다 조금 더 아늑하게 나온다. 하지만 창밖 풍경만큼은 사진보다 눈으로 보는 게 훨씬 낫다. 비행기가 지나갈 때마다 창가의 손님들이 고개를 들고, 잠깐 정적이 흐르곤 했다. 제주 바다의 잔잔한 파도 소리와 멀리서 들리는 엔진음이 묘하게 어울리는 순간이었다.

 

5. 주차와 동선, 의외로 편했다

해안도로 쪽 카페들이 종종 주차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시로코는 전용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다. 도로 맞은편이라 살짝 걸어야 하지만, 공간이 충분해서 주말 오후에도 한참을 기다릴 일은 없었다. 내부 좌석도 넓고 단체석이 따로 있어서 가족 단위로 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6. 따뜻함이 오래 남는 카페였다

코타츠 안에 앉아 있으면 어느새 몸이 풀리고, 커피 향에 마음도 차분해진다. 제주 바다를 보면서 따뜻한 담요 속에 머물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잠깐의 여행 중에도 이 시간을 위해 다시 제주를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로코는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고 싶은 사람, 혹은 친구들과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린다. 카페라기보다는 ‘쉼’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돌아나오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결국 제주 겨울의 기억은 바람보다 온기가 더 오래 남는다는 것.

 

7. 마치며

시로코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제주라는 공간 속에서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온도의 쉼표 같은 장소였다. 바람이 센 계절일수록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그 공기, 코타츠 속에서 들리던 파도 소리, 잔잔한 불빛들. 그 모든 게 한데 어우러져서 겨울 제주의 하루를 완성시켰다.

언젠가 다시 바람이 불면, 이 길을 따라 다시 찾아가고 싶다. 아마 그때도 같은 자리에서 누군가 따뜻한 라떼 한 잔을 마시고 있겠지.

 

 

 

 

#제주카페 #시로코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