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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2025년 서해선 개통 따라 떠나는 당진 성지 순례 걷기 코스

by soso story 2025. 3. 24.

1. 시작하며

2024년 11월, 서해선 서화성역에서 홍성역까지 연결되는 구간이 약 9년의 공사를 거쳐 마침내 개통되었다. 이 구간은 경기도 화성부터 충남 홍성까지를 잇는 서해선의 일부로, 아직 고양 대곡역 방향은 개통되지 않았지만, 초지역에서 서화성역까지 무료 셔틀을 운행해 철도 이용이 가능하도록 운영 중이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수도권에서 출발해 ITX-마음 열차를 이용하고, 충남 당진에 도착해 도보로 합덕성당과 신리성지를 둘러본 당일치기 걷는 여행 여정을 자세히 소개한다.

 

2. 초지역에서 서화성역까지 무료 셔틀버스 탑승

출발지: 초지역 4번 출구

여정은 수도권 전철 분당선과 4호선이 만나는 초지역에서 시작한다. 4번 출구로 나와 약 1분만 걸으면 작은 버스 정류장이 보인다. 이곳에서 서해선 서화성역까지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해당 셔틀은 ITX-마음 열차 시간에 맞춰 운영되며, 열차 이용객들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마련된 셔틀이다.

셔틀버스 운행 정보

  • 소요 시간: 약 15분
  • 이용 요금: 무료
  • 운행 간격: 열차 출발 시간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영

실제로 초지역에서 셔틀을 타고 15분 정도 이동하니 서화성역에 도착했다. 이 역은 서해선의 시작점이자 ITX-마음이 출발하는 주요 정차역 중 하나이다.

3. 서화성역에서 ITX-마음 열차 탑승

열차 정보 및 좌석 구성

서화성역에서는 ITX-마음 열차를 타고 충남 당진의 합덕역까지 이동하게 된다. 이 노선은 새롭게 개통된 구간으로, ITX-마음은 2023년 9월 1일부터 본격 운행을 시작했다. 이 열차는 과거 새마을호와 동급으로, 중간급 장거리 열차로 분류된다. 차량 외관은 붉은색과 회색의 조화가 인상적이며, 내부는 비교적 최근에 제작된 차량답게 깔끔한 인테리어를 갖추고 있다.

  • 좌석마다 USB 포트 및 충전용 콘센트 설치
  • 깔끔한 화장실과 넓은 통로
  • 열차 내부는 소음이 적고 조용한 편

이날 탑승한 열차는 12시 11분에 출발하는 편이었다. 서화성역에서 ITX-마음을 타고 약 50분 정도 달리면 충남 당진시에 위치한 합덕역에 도착하게 된다.

4. 합덕역 도착 후 도보로 시골 풍경 즐기기

시골길 걷기의 묘미

합덕역은 당진시에서 처음으로 개통된 기차역으로, 서해선의 영향으로 인해 당진시도 철도 교통망에 포함되었다. 역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니 여전히 도시화가 덜 된 시골 마을의 한적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역을 나와 삼거리 방향으로 약 5분 정도 걸으면 ‘합덕읍’을 알리는 비석이 보인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진입하면 오늘의 첫 번째 목적지인 합덕성당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도심 속 풍경과는 확연히 다른 논과 밭, 단층의 시골집들이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냈고, 걷는 동안 마주치는 동네 주민들도 하나같이 여유로워 보였다. 도시에서 벗어난 풍경은 걷는 여행의 매력을 배가시켜주었다.

 

5. 충청도 최초 본당, 합덕성당 방문

합덕성당의 역사적 의미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고풍스러운 붉은 벽돌의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충청도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본당인 합덕성당이다. 이 성당은 천주교 전파 초기에 중심 역할을 했던 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를 배출한 성당으로도 알려져 있다.

성당 외관과 내부 분위기

합덕성당은 붉은 벽돌과 고딕풍 양식의 창문이 인상적인 외관을 지니고 있으며, 주변에는 낮은 담장이 둘러져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그 조용함에 압도된다. 숨소리조차 울릴 만큼 정숙한 공간에서 은은한 햇살이 스테인드글라스를 통과해 성당 안을 비춘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이처럼 역사적인 건축물이 있다는 것이 감탄스러울 정도이다.

  • 개방 시간: 오전 9시부터 관람 가능
  • 내부 촬영은 조용히, 주변에 방해되지 않도록 주의 필요

성당 내부를 둘러본 후 다시 삼거리 방향으로 5분 정도 되돌아가면, 맞은편에 주유소가 하나 보인다. 이곳에서 오른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다음 여정을 위한 버스 정류장이 등장한다.

6. 버스 타고 신리성지로 이동

신리성지 가는 방법

주유소 앞 골목을 따라 들어가면 ‘서야중고교 정류장’이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741번 또는 751번 버스를 타면 신리성지로 이동할 수 있다. 약 20분 정도 소요되며, 도착하면 큰 주차장이 나오고 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목적지에 닿는다.

첫인상: 광활한 잔디밭과 정돈된 풍경

신리성지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넓고 정갈하게 조성된 잔디밭이다. 주변에는 현대적인 느낌의 하얀색 건물들이 점점이 흩어져 있고,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합덕성당과 마찬가지로 천주교 역사와 관련된 의미 있는 장소이지만, 이곳은 보다 ‘성지’로서의 성스러운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졌다.

신리성지는 조선 시대 천주교 박해 당시, 여러 신부와 신자들이 순교한 장소로, 이후 천주교가 전국적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성지 중 하나이다.

7. 신리성지 순교 미술관 관람

지하 전시관의 역사적 메시지

언덕 위에 위치한 흰색 건물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지하 전시관인 ‘순교 미술관’이 등장한다. 이곳은 일랑 이종상 화백이 3년에 걸쳐 작업한 순교 기록화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당시의 역사와 신앙심을 예술로 표현해 놓은 공간이다. 그림들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관람객은 천천히 걸으며 천주교 박해와 순교의 역사를 하나씩 되새길 수 있다.

  • 순교자 5인과 관련된 역사적 기록
  • 생생하게 표현된 기록화, 모두 재능기부로 제작됨

옥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전시관을 다 둘러본 뒤 옥상으로 올라가면 성지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아래에서 보지 못한 광활한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시골 마을 특유의 정서와 단정한 성지의 조화가 인상 깊다. 바람이 솔솔 부는 조용한 공간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평화로웠다.

 

8. 신리성지의 부속 공간과 마지막 둘러보기

추모비와 경당 건물

신리성지의 잔디밭 위에는 곳곳에 하얀색의 작은 경당 건물들이 배치되어 있다. 이곳은 순교한 다섯 성인들을 기리는 공간으로,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순례자들이 조용히 기도하거나 머무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용한 성지의 풍경과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주는 공간이다.

조용한 성당과 이색적인 초가집 유적

경당 옆에는 또 하나의 작은 성당 건물이 있는데, 이곳 역시 내부가 개방되어 있어 둘러볼 수 있다. 합덕성당과 마찬가지로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시골의 한적한 느낌과 잘 어우러진다. 이 성당 뒤편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옛 교관인 ‘다블리 주교’의 초가집 유적이 보존되어 있다.

천주교와 초가집이라는 다소 이질적인 조합이 흥미롭고, 당시 상황과 문화의 충돌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느껴진다. 전통 초가집 형태 그대로 보존된 모습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이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9. 당일치기 여행 마무리와 귀가

귀가 방법과 교통 정보

신리성지 관람을 마친 후에는 처음 도착했던 주차장 쪽으로 다시 돌아와 도로변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면 된다. 이곳에서 7번 버스를 타면 합덕역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버스를 타고 약 20분이면 다시 ITX-마음을 탈 수 있는 합덕역에 도착하게 된다.

열차 시간에 맞춰 미리 도착해 여유 있게 표를 확인하고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이날의 당일치기 걷는 여행은 차분히 마무리된다.

전체 여행 소감

이번 여행은 서해선 개통이라는 변화 속에서 경험한 새로운 노선의 효용성과, 충청도 당진이라는 조용한 시골 지역의 정취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여정이었다. ITX-마음 열차의 편안한 승차감, 무료 셔틀과 대중교통의 편리함, 그리고 걷는 여행이 주는 자연스러움이 조화를 이뤘다.

합덕성당과 신리성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우리나라 천주교 역사의 일부를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장소로 기억될 것이다. 빠르게 움직이는 일상에서 벗어나 고요함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하루 정도의 여유를 추천해보고 싶다.

 

 

 

 

 

  • #당진걷기여행
  • #서해선ITX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