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

항공사별 기내식 차별화 전략, 어디서 밥 잘 주나?

by soso story 2025. 4. 18.

시작하며

비행기 탈 때 가장 설레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기내식 나올 때라는 사람들도 있다. 맛이 특별하지 않아도, 비행기 안에서 받는 음식이라는 그 자체만으로 기대감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단순히 승객의 즐거움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기내식이 항공사의 이미지와 수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는 전략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항공사들이 자신들만의 식사 구성과 콘셉트를 강화하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지금부터 각국 항공사들이 어떻게 기내식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1. 항공사들이 기내식에 집중하는 배경

(1) 저가 항공사 확산 이후 달라진 경쟁 방식

예전에는 대형 항공사를 자연스럽게 선택하던 분위기였다. 좌석도 더 넓고 서비스도 좋았지만, 가격도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가 항공사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승객들은 저렴한 가격을 중심으로 항공편을 고르기 시작했다. 대형 항공사 입장에선 가격 외에 뚜렷한 매력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때 주목받은 것이 바로 기내식이다. 장거리 여행일수록 식사는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기억에 남는 경험이 된다. 그래서 일부 항공사들은 식사를 고급화하거나 지역 특색을 반영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 기내에서 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많지 않다

비행기 안은 공간도 좁고, 활동도 제한적이다. 영화나 음악은 대부분 비슷하고, 좌석 차이 외엔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그래서 항공사들은 승객이 체감할 수 있는 경험 요소로 '기내식'에 더 집중하게 됐다. 메뉴 구성, 플레이팅, 제공 시간까지 세심하게 관리하면서 기내식을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일부로 만들고 있다.

 

2.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항공사는 어디?

(1) 영국 설문조사에서 상위권에 오른 항공사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한 소비자 조사를 보면, 1,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내식 만족도를 물었다. 조사 결과는 다소 의외였다. 영국계 항공사보다는 중동 국가의 항공사들이 훨씬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곳은 에미레이트 항공과 카타르 항공이었다. 메뉴의 다양성과 식재료의 신선함, 식기 구성까지 모든 부분에서 승객 만족도가 높았다. 특히 중동 항공사들은 서비스 외에도 음식에 대한 철학까지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 고급 서비스로 승부하는 중동 항공사들

이 지역 항공사들은 전반적인 프리미엄 전략을 취한다. 최신 기체를 도입하고 좌석을 개선하는 것 외에도, 기내식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일부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는 셰프가 직접 만든 요리를 주문 방식으로 제공하기도 하며, 고급 와인과 캐비어를 메뉴에 포함하기도 한다.

  • 셰프와 협업한 시그니처 메뉴 운영
  • 기내 전용 와인과 샴페인 라인업
  • 기내 조리 시스템까지 도입한 항공편 운영

이런 차별화 덕분에 중동 항공사들은 매년 고객 만족도 순위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 미국 항공사들의 독특한 전략

(1) 대중적이고 친숙한 메뉴 중심

미국의 주요 항공사들은 고급스러운 식사보다는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편안한 메뉴를 기내식에 반영하고 있다. 햄버거, 감자튀김, 바나나푸딩 같은 메뉴는 특별한 음식이라기보다는 익숙한 맛에 가까운 선택이다.

예를 들어, 델타 항공은 쉐이크쉑과 제휴해 퍼스트 클래스에 햄버거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메리칸 항공은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는 용기에 담긴 감자튀김을 선보이고 있다. 유나이티드 항공은 뉴욕의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인 메그놀리아와 협업해 디저트를 제공 중이다.

항공사 제공 메뉴
델타 항공 쉐이크쉑 햄버거
아메리칸 항공 감자튀김 (전용 용기 제공)
유나이티드 항공 메그놀리아 바나나 푸딩

(2) 브랜드와 협업해 차별화 시도

미국 항공사들은 자국 내 강력한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를 통해 기내식의 질을 끌어올리고, 승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식사 제공을 넘어서, '이 항공사만의 경험'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데 효과적이다.

 

4. 유럽 항공사들의 전략은 엇갈린다

(1) 일부 항공사는 기내식에서 손을 떼고 있다

유럽은 항공사 수가 많고 단거리 노선이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하다. 이 때문에 몇몇 전통 항공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기내식 제공을 아예 제외하거나 유료화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에어프랑스는 일부 특가 항공권에서 기내식과 수하물을 제외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루프트한자도 비슷한 방향으로 조정 중이다.

(2) 기본 식사를 고수하는 항공사도 존재

그러나 모든 유럽 항공사가 같은 길을 걷는 것은 아니다. 터키항공은 여전히 전 노선에서 따뜻한 식사 또는 콜드밀을 제공하며, 품질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비용 절감보다는 고객 만족도 유지에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항공사 기내식 정책
에어프랑스 특가 요금제는 기내식 제외
루프트한자 일부 노선 기내식 유료화
터키항공 모든 노선 기본 식사 제공

 

5. 국내 항공사들의 최근 변화

(1) 프리미엄 이미지 강화 중인 대형 항공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통적으로 기내식을 강점으로 삼아 왔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해외 유명 셰프들과의 협업을 통해 한식 기반의 프리미엄 메뉴를 도입하거나, 장거리 노선 중심으로 식사의 품질을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장거리 국제선에선 식사를 단순한 편의가 아닌, 항공사의 품격을 보여주는 요소로 보는 시선이 많아지면서 이런 전략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2) 저비용 항공사도 색다른 메뉴로 차별화

LCC(저비용 항공사)라고 해서 기내식이 단순하거나 품질이 낮다는 편견은 이제 옛말이다. 에어부산,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가 항공사들도 김밥, 컵라면, 떡볶이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메뉴 구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단거리 노선에서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들이지만, 지역 특산물이나 제휴 메뉴 등을 활용해 단조로움을 피하고 있다. 가격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어 만족도도 높다.

 

마치며

기내식은 이제 단순한 식사 제공이 아니다. 각 항공사마다 기내식을 어떻게 꾸미고, 어떤 브랜드와 협업하며, 어떤 타깃층을 노리느냐에 따라 전체 서비스 품질에 대한 인상이 달라진다. 중동 항공사는 고급화, 미국 항공사는 대중화, 유럽은 양극화 전략, 국내 항공사들은 각각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키워가는 중이다.

비행기 탈 일이 있다면, 가격이나 노선뿐 아니라 기내식도 체크리스트에 넣어보자.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기내식리뷰

#항공사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