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이집트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카이로와 룩소르 두 도시는 거의 필수 코스처럼 여겨진다. 특히 룩소르는 고대 유적지와 열기구 체험으로 유명한 만큼, 카이로에서 룩소르로의 국내선을 이용하는 일이 흔하다. 이 글에서는 이집트항공 MS74편 비즈니스 클래스를 직접 이용한 경험을 토대로 탑승기와 라운지 후기, 그리고 택시 이용 정보까지 상세하게 공유한다. 한 시간 남짓의 짧은 비행에 비즈니스석을 탈 필요가 있냐는 의문부터 시작해서, 실제 이용했을 때 느낀 장단점까지 모두 기록해본다.
1. 카이로공항 제3터미널 분위기
카이로공항의 제3터미널은 스타얼라이언스 항공사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국내선과 국제선이 한 건물 안에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입국 후에는 트래블 전용 카드로 현지 ATM에서 수수료 없이 현금을 인출했고, 국내선으로 바로 이동하는 일정이었다. 공항에서는 택시 기사들이 목적지를 물으며 다가왔지만, 무리하게 호객하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오히려 친절하게 “룩소르 좋은 도시니까 조심히 잘 다녀오라”고 말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분위기가 유쾌하게 느껴져 여행 초입부터 기분이 좋았다.
2. 체크인과 발권 관련 팁
비즈니스 클래스 티켓을 보유하고 있었기에 전용 라인에서 빠르게 체크인을 진행했다. 수하물도 신속히 부칠 수 있었고, 국내선 치고는 이용객이 많아 놀랄 정도였다. 카이로에서 룩소르까지는 버스로 약 10시간이 걸리지만, 비행기로는 약 1시간 거리다. 이집트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이기 때문에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및 마일리지 발권도 가능하지만, 효율을 따지면 유상 발권이 훨씬 합리적이다. 필자의 경우 편도 21만1,000원에 비즈니스석을 구매했으며, 영상 콘텐츠 제작용으로 타게 된 케이스였다.
발권 시 참고사항
- 이집트항공은 아시아나 마일리지 적립 및 마일리지 발권 가능
- 단, 1시간 비행에 마일리지 소모는 비효율적이므로 유상 발권이 나을 수 있음
- 성수기에는 이코노미석이 매진되어 비즈니스석만 남는 경우도 있음
- 국내선 항공권은 출발일 가까워져도 가격이 내려가지 않으므로 미리 예약하는 것이 유리
3. 공항 라운지 이용기
이집트 국내선이지만, 비즈니스석 탑승객은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라운지 내부는 매우 협소했고 좌석이 부족해 바깥 쪽 좌석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음식은 주로 중동 스타일의 디저트와 간단한 스낵이 있었는데, 단맛이 강한 편이라 입맛에 맞지 않았다. 직원들은 무척 친절하게 응대했고, 차나 물은 들고 밖으로 나가도 제지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규모가 작아 아쉽긴 했지만, 비행 전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괜찮았다.
4. 탑승 과정의 혼잡함
탑승 게이트에서는 탑승 순서 통제가 거의 없었다. 특히 중국인 단체 승객들이 줄을 무시하고 먼저 진입하려는 모습이 보였고, 그 뒤를 따라 일반 승객들도 우르르 몰리면서 혼란이 생겼다. 게이트를 담당하던 직원이 이를 제지하지 않아 전체 줄이 흐트러졌고, 탑승 순서도 무의미해졌다. 이코노미석 탑승객들이 비즈니스 라인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질서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 아쉬웠다.
5. 기내 좌석 구성과 설비
탑승한 항공기는 보잉 737-800 기종으로, 약 18년 된 기체였다. 좌석은 전반적으로 오래된 디자인이었고,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좌석 앞에는 작동이 잘 되지 않는 터치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고, 움직일 때마다 고정이 풀리는 문제가 있었다. 헤드셋은 이집트항공 로고가 박힌 기본형 제품이었고, 사용감이 있는 듯했다. 좌석 아래에는 충전 포트가 있었고, 기본 생수도 하나씩 제공됐다.
좌석 특징 요약
- 오래된 기종 특유의 클래식한 좌석 구조
- 작동이 불안정한 터치 모니터
- 충전 포트와 생수 제공
- 수동식 헤드레스트와 버튼형 좌석 조절 장치
6. 기내 서비스 구성
출발 전에는 물수건과 웰컴 드링크가 제공되었다. 1시간 비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서비스였다. 탑승 후에는 고대 이집트 유적과 문양을 활용한 안전 비디오가 상영되었고, 이집트어와 영어 두 번 반복되어 상영 시간은 다소 길게 느껴졌다. 기내 승무원들은 전반적으로 친절했으며, 탑승 초기부터 기내식까지 필요한 부분을 꼼꼼히 챙겨주었다.
7. 기내식 리뷰
기내식은 한 끼로는 가볍지만 구성이 충실했다. 전체 구성은 다음과 같다.
- 샌드위치 두 종류 (연어 샌드위치, 햄버거 스타일 샌드위치)
- 푸석한 식감의 디저트
- 초콜릿
- 커피
연어 샌드위치는 신선한 재료가 사용된 듯했지만 소스가 전혀 없어 다소 퍽퍽했다. 햄버거 스타일 샌드위치 역시 빵 사이에 고기와 치즈만 있을 뿐, 별다른 소스는 없었다. 디저트는 단맛이 강했지만 식감은 부드럽지 못했다. 초콜릿은 이집트항공 로고가 새겨져 있었고, 커피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전체적으로 음식의 맛보다는 구성을 갖췄다는 데 의의가 있었다.
8. 착륙 후 수하물 및 이동 팁
룩소르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즈니스석 승객은 별도로 한 대의 버스로 우선 하차하도록 안내받았다. 출발할 때는 탑승 과정이 혼란스러웠던 것과 달리, 도착 후 하차와 수하물 처리에서는 오히려 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에게 신속한 우선권이 주어졌다. 수하물도 가장 먼저 나왔고,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할 때는 미리 예약한 픽업 차량을 이용했다. 요금은 약 8달러로, 시세보다는 약간 비싼 편이었다. 보통 룩소르 시내까지 택시로 3,000원~5,000원 정도면 이동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나 공항에는 상주하는 택시 기사가 거의 없기 때문에, 사전 예약이 없으면 한참을 기다릴 수도 있다. 픽업 차량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길거리에 마차와 오토바이가 뒤섞여 다니고, 신호를 무시하는 차량이나 사람들도 많아 거리 풍경이 매우 혼잡했다.
마치며
이집트항공 MS74편 비즈니스 클래스는 가격에 비해 충분한 기내 서비스와 빠른 체크인, 우선 하차, 수하물 처리 등 여러 혜택이 주어졌다. 물론 오래된 기체나 불편한 모니터, 소스 없는 기내식 등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한 시간 남짓의 국내선 비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특히 성수기에는 이코노미 좌석이 매진되어 비즈니스석만 남는 경우도 있어,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면 비즈니스석을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항 라운지나 택시 예약 등 사소한 부분까지도 신경 쓴다면, 보다 쾌적한 이집트 국내선 이동이 가능할 것이다.
#이집트항공비즈니스클래스
#카이로룩소르국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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